보험사에서 쏟아지는 애견 실비 보험 계륵일까 필수일까?


예전에 제가 어릴적만 해도, 애완견이란 표현이 있었습니다. 동물 관련 법도 없었고, 소유물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고양이는 요물이라 멀리 쫒아야 한다고 누구나 말했고, 어린시절 마당에서 키우던 강아지 땡칠이(?)가 갑자기 안보여서 물어보니 '먹었다(?)'는 다소 충격적인 통보를 듣고 밤잠설치며 울었던 적이 있었죠.


그리고 약 20년이 지난 지금, 이제 애완견이란 표현보단 반려동물이란 표현이 더 익숙합니다. 그만큼 대표 반려 동물들, 강아지와 고양이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고 해당 시장도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반려동물 보유 현황 및 2017 국민 인식 조사 - 한국펫사료협회



모든 물건과 사람, 심지어 몇몇 연예인은 자기 신체 부위에도 보험을 드는 시대에, 동물 보험은 애당초 나올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정부의 압박으로 '억지로' 나온 동물 보험은 RFID칩을 요구하거나 터무니없이 비싸면서도 보장이 형편없는 등 시장성이 없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죠.




하지만 이런 구도에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최근에 RFID 칩이 없이 사진 한방만 찍어도 가입이 가능한 애견 보험이 나오고 있는게 그 증거인데요. 삼성화재를 필두로 메리츠에서도 반려동물 보험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정부의 지원도 지원이지만, 보험사에서도 이 시장을 진지하게 생각할만큼 반려동물 시장 파이가 커졌고, 또한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팻보험이라고 하지만 강아지만 가능한 것은 어쩌면 동물들의 태생적인 문제일 수 있습니다. 강아지는 종별 구분성이 뛰어나고 개체관리가 나름 잘 되고 있지만,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반려동물계의 2인자로 등극한 고양이의 경우에는 아직까지도 품종묘 시장보다는 길냥이, 이른바 코숏 집사들이 많으며 이들은 대부분 '냥줍'이라고 부르는, 길고양이 구조를 통해서 반려동물로 맞이한다는 점에서, 보험 가입 전 찍는 단순한 사진 한장으로는 피아구분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겠습니다.


쉽게 말해서, 강아지는 보험사 입장에서 구분도 쉽고 보험사기(?)를 치기도 어렵지만, 고양이의 경우엔 편법을 부리기에 매우 쉽다고 생각하는 거 같습니다. 사실, 코숏 고양이를 보자면 그놈이 그놈같고, 저 또한 로드킬당한 엄마 옆에서 울던 젖먹이 코숏냥이를 데리고와서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지만서도, 저희 냥이와 닮은 고양이를 생각보다 많이 접하게되고 그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아무튼, 최근 애견실비보험이 레드오션이라 간주되던 보험업계에 어떤 파장을 줄지는 모르지만, 일단 보험사는 매우 똑똑한 집단인것은 분명하고, 그들이 철저한 공식에 의거해 통계나 계산없이 이런 상품을 만들지는 않았을테니, 견주 입장에선 꽤나 혹 할 수 있는 뉴스가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나온 메리츠 팻퍼민트 보험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단순히 정리하자면 실비보험입니다. 수술이나 입원, 통원의 경우 매번 자기부담금 1만원에, 50% 70%를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으며, 통원/입원이 분리되어 있으며 반려견 배상책임도 포함합니다. 



반려견 배상책임의 경우 반려견의 '행위'에 기인하는 '우연'한 사고로 피해자에게 신체의 장해에 대한 법률상의 '배상책임 또는 타인 소유의 반려동물에 손해'를 입혀 그에 대한 '배상책임' 부담시 보상을 하는 특약입니다.


1세 말티즈의 경우 통원실비 23200원, 입원실비 11300원에 배상책임 300원으로 총 약 35000원의 보험료를 월납하게 됩니다. 3년 뒤 갱신되며 최대 20세까지 보장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1견 가족이라면 혹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분은 이렇게 말합니다. 차라리 매월 3만5천원씩 강아지를 위한 적금을 두는것이 더 낫지 않겠냐며, 그래서 한번 비교를 해봤습니다.


사례 1 - 1년동안 병원비를 약 50만원 지출하였다고 비교했을때,(예를 들어 12월31일날 크게 다쳤다고 가정합시다.)


적금 3만5천원의 경우 1년간 42만원 저축, 자기부담금은 8만원이 됩니다.


강아지보험의 경우 자기부담금 1만원 포함 26만원을 지출해야 합니다.



사례 2 - 1년동안 병원비를 약 100만원 지출하였다고 비교했을때,(예를 들어 12월31일날 크게 다쳤다고 가정합시다.)


적금 3만5천원의 경우 1년간 42만원 저축, 자기부담금은 80만원이 됩니다.


강아지보험의 경우 자기부담금 1만원 포함 51만원을 지출해야 합니다.


이 보험의 경우 연간 한도가 500만원이지만 실질적으로 1년간 500만원 이상의 치료를 받는 강아지는 흔치 않기 때문에, 그렇다면 200만원으로 잡아보겠습니다.


사례 3 - 1년간 병원비를 약 200만원 지출하였을때, 


적금 3만5천원의 경우 1년간 42만원 저축, 자기부담금은 158만원이 됩니다.


강아지보험의 경우 자기부담금을 약 5회 책정한다면 105만원 정도를 부담하게 됩니다.


물론 적금 3만5천원의 경우 강아지가 아프지 않을 경우엔 그대로 저금이 되어 다음 때를 위해 쓰이게 되니, 강아지가 잔병치레없이 1년을 보낼 경우, 적금의 경우 42만원의 저축을, 강아지 보험의 경우 소득공제 정도의 가치만이 남습니다.


사실 이렇게 보니, 어떻게보면 적금이 나을수도 있고 어떻게보면 보험의 필요성이 크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3년 갱신이다보니 3년마다 보험료는 올라가겠지만 그만큼 아이들이 병치레를 할 확률은 높아지고, 의료보험의 손길이 닫지 않는 동물의 경우 한번 병원치료를 했다하면 몇십만원의 병원비를 낸 경험이 있는 견주의 경우에는 아마 보험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으므로 사실 뭐가 낫다 좋지 않다는 각자의 판단에 맞기는 것이 옳습니다.


하지만 이 보험의 가장 큰 혜택은 아마 과거 병력을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람보험의 경우 약 5년간의 기록을 들춰보아 과거 병력을 철저히 보고하길 강요당하지만, 애견보험의 경우엔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죠.


가장 가성비가 좋으실 분은 이미 계속해서 병원을 다니던 견주나, 이미 병진단을 받아 계속해서 치료를 해야 하는 강아지를 두고 계신 견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험이란 것의 의미중 하나는 바로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 있는 것입니다. 그 짐을 덜기 위해 견주들은 적금이나 보험 등을 가입하는 것이죠.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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